인간을 만나러 오신 하느님 그리스도는 하느님과 하느님의 진리와 사랑을 세상에 완전히 드러내 보여 주셨다. 그러므로 인간들이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 하느님께 응답하고 하느님을 깨닫고 사랑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하느님께 도달할 수 있게 하셨다.
인간은 자연적 이성을 통해서 하느님을 찾고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찾음은 손으로 더듬는 것과 같다. 그래서 흔히 길을 잘못 들어 거짓 신(神)에게 다가간다. 인간은 하느님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고 더욱이 직접 말을 주고 받을 수도 없으므로 자신의 힘만으로는 하느님께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하나의 다른 길을 택하셨다. 그분 자신이 사람에게 다가 오시어 자신을 드러내 보이거나 말씀하시어 알려 주시고 또한 자신을 내어 주신다. 이를 '계시(啓示)라고 한다. 이 계시에 나타난 하느님의 계획(뜻)은 업적과 말씀으로 실현된다.
그러므로 천지만물이 왜 만들어졌으며, 인간은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 물음에 결정적이고 풍부한 답을 이 계시로 주셨다. 불완전한 인간의 지혜는 모든 존재의 의미와 목적을 깨달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이 계시를 받아 들이도록 점진적 [단계적]으로 인간을 준비시키신다. 여기에 독특한 '하느님의 교육 방법'이 담겨 있다.
하느님은 태초에 원조(原祖 아담 하와)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셨다. 원조들의 타락에도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어떤 한 사람(노아 아브라함 등)을 시켜 하느님의 계획을 드러내셨다. 또 그 사람이 속한 무리가 하느님의 뜻을 알게 하셨다.
특히 당신 계시의 역사를 시작하시려고 아브라함을 부르시어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始祖)가 되게 하고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삼으셨다.
이 민족이 전 인류에게 하느님의 계시를 전해 줄 과업을 떠맡게 되었으며 이 민족을 통해서 모든민족이 복을 받고 하느님을 알도록 마련되었다.
하느님은 한 번 더 새롭고 독특한 선택을 하셨는데 이 민족 안에서 한 사람 동정녀 마리아님를 택하셨다.
마리아를 통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을 하느님 나라(영원한 행복)로 인도 할 구세주를 보내셨다. 이분이 바로 사람이 되시어 인간을 만나러 오신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님은 헤로데가 유대 왕이고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1세가 로마 황제로 있을 때, 이스라엘의 한 딸(마리아)에게서 유대인으로 태어났다. 직업은 목수였다.
하느님 나라를 가르쳤으며,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 죽은 이들을 살게 하시고 사람의 죄를 용서하시며 스스로 하느님 자신임을 드러내셨다. 티베리우스 황제 치세 기간 중 본시오 빌라도 총독 치하(治下)에 예루살렘에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으며 사흘만에 부활하셨다.
죽음을 이긴 부활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福音 복음]이 되고 이 복음이 그로부터 온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지기 시작했다. 하느님 아버지[聖父 성부]는 이분 안에서 모든 것을 전체적으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모든 말씀을 완전히 충만히 주신 계시의 완성이시다. 그 분 이후에는 더 이상 다른 계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