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특집] 손끝으로 전하는 한글 자판 배열의 과학 - 연세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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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독창성과 과학성에서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우수한 문자다. 이러한 한글도 손으로 쓰는 문자로만 남아있었다면 지금처럼 널리 쓰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현대의 필요에 맞춰 한글을 전산화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한글은 시대를 넘어 발전해 나갈 수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한글자판이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의 한글자판은 글자의 배열이나 입력방식 등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컴퓨터 키보드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한글자판은 두벌식 자판이다. 벌은 같은 성질을 가진 자판들을 세는 단위로, 두벌식의 경우 자음과 모음의 두 벌이 있다. 두벌식 자판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현 국가 표준 자판인 ‘표준 두벌식’을 가리킨다. 국가 표준이기에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익히기 쉽다는 것이 두벌식 자판의 장점이다. 그러나 한국어에는 자음이 모음보다 많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자음이 왼쪽에 배치돼 있어 오른손잡이에게 불편하다는 점이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또한 다음 글자의 초성이 될 자음이 종성에 붙는 ‘도깨비불 현상’도 두벌식 자판의 단점 중 하나이다.
또 다른 키보드 자판으로는 세벌식 자판이 있다. 세벌식 자판은 초성, 중성, 종성의 세 벌로 구성된 자판으로, 일반적으로는 지난 1991년에 최종적으로 개량된 ‘세벌식 최종’을 말한다. 세벌식 자판은 숙련될 경우 입력속도가 매우 빠르며 오랫동안 사용하더라도 두벌식에 비해 손에 무리가 덜 간다. 또한 도깨비불 현상도 나타나지 않으며 오른손잡이에게는 더 편리하다. 하지만 세벌식 자판은 국가 표준인 두벌식에 밀려 사용인구가 적기에 세벌식 자판이 인쇄된 키보드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익혀야 하는 자판의 수가 두벌식에 비해 많아 배우기 힘들다는 것도 세벌식 자판의 큰 단점이다.